수학은 시험 직전이 되면 이상한 현상이 생긴다. 평소엔 잘 풀리던 문제도 손이 꼬이고, 계산이 흔들리고, 시간 배분이 무너진다. 그래서 시험이 가까워질수록 학생들은 더 많은 문제를 풀거나, 더 어려운 문제를 잡고 “실력을 올려야 한다”는 압박에 밀린다. 물론 실력을 올리는 노력은 중요하다. 하지만 시험 직전 2주는 실력을 ‘키우는 시간’이라기보다, 이미 갖고 있는 점수를 ‘지키는 시간’에 가깝다. 이 시기에 성적을 가르는 건 새로운 개념을 얼마나 더 배웠는지가 아니라, 실수로 새는 점수를 얼마나 막았는지, 익숙한 유형에서 시간을 얼마나 덜 썼는지, 애매한 문제를 만났을 때 흔들리지 않았는지 같은 ‘운영 능력’이다. 쉽게 말하면 시험 직전에는 공부가 “확장”이 아니라 “압축”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 글에서는 시험 직전 2주에 무엇을 바꾸면 점수가 안정되는지, 많은 학생들이 왜 이 시기에 오히려 무너지는지, 그리고 실전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운영 루틴을 세 가지 소제목으로 탄탄하게 정리한다.

시험 직전 2주에 점수가 무너지는 이유: 새로운 걸 늘리느라 ‘확실한 것’이 흐려진다
시험이 다가오면 불안이 커진다. 불안이 커지면 사람은 더 많은 것을 하려고 한다. 수학에서는 이게 “새 문제 더 풀기”, “고난도 더 뚫기”, “단원 하나 더 진도 나가기”로 나타난다. 그런데 시험 직전 2주에 이런 확장형 공부를 계속하면, 오히려 점수가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확실한 문제의 속도가 느려진다. 시험 점수의 대부분은 ‘아예 못 푸는 문제’가 아니라 ‘풀 수 있는데 실수하거나 시간이 오래 걸려서’ 깎인다. 그런데 시험 직전에도 계속 새로운 문제를 잡으면, 머릿속이 계속 새로 정리되느라 기존 기준이 흐려진다. 특히 계산 루틴, 조건 체크, 자주 쓰는 관찰 포인트 같은 “자동화되어야 할 것”이 다시 생각 모드로 돌아가면서 속도가 떨어진다.
둘째, 애매한 문제에 시간을 쓰는 습관이 굳는다. 시험 직전에는 ‘모르는 문제’를 붙잡고 시간을 오래 쓰기 쉽다. 평소엔 도전이 될 수 있지만, 실전에서는 치명적이다. 한 문제에 시간을 과하게 쓰면 뒤쪽에서 쉬운 문제까지 놓친다. 시험 직전 2주는 실력의 최댓값을 올리는 것보다, 실전에서 최저점을 올리는 쪽이 훨씬 효율적이다. 그런데 확장형 공부는 최저점을 오히려 흔드는 경우가 많다.
결국 시험 직전 2주는 “더 어려운 걸 할까?”가 아니라 “내가 놓치기 쉬운 점수를 어디서 새고 있지?”를 찾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점수는 새로운 지식보다, 익숙한 실수에서 더 많이 새어나간다.
점수를 지키는 학생들의 공통점: 틀린 문제보다 ‘틀리는 방식’을 정리한다
시험 직전에도 점수가 안정적인 학생들은 문제를 많이 푸는 것보다, 자신이 흔들리는 지점을 명확히 알고 있다. 그리고 그 흔들림을 막는 기준을 짧게 갖고 있다. 즉, “이 문제를 틀렸다”가 아니라 “나는 이런 상황에서 이런 식으로 틀린다”를 정리한다.
예를 들어 어떤 학생은 늘 마지막에 구하는 값을 바꿔 적는다. 어떤 학생은 범위 조건을 중간에 잊는다. 어떤 학생은 괄호 앞 부호에서 실수한다. 어떤 학생은 그래프 문제에서 교점 조건을 식으로 못 옮긴다. 이건 ‘문제’의 문제가 아니라 ‘습관’의 문제다. 시험 직전 2주에 해야 할 것은 이 습관을 잡는 것이다.
그래서 점수를 지키는 학생들은 공부가 끝날 때마다 “회수 문장”을 남긴다. “다음에 비슷한 문제면 무엇을 먼저 확인할까?” 같은 한 줄이다. 예를 들어 “구하는 값 동그라미 끝까지”, “정의역/범위 네모 체크”, “정수 조건이면 케이스 먼저”, “부호-괄호-조건 10초 체크” 같은 문장들이 쌓인다. 이 한 줄이 시험장에서 경고등처럼 켜진다.
또 이 학생들은 ‘맞힌 문제’를 그냥 넘기지 않는다. 맞혔는데 오래 걸린 문제, 풀었는데 풀이가 지저분했던 문제는 실전에서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시험 직전에는 맞힌 문제 중에서도 “시간이 오래 걸린 대표 문제”를 골라 다시 풀어보며 풀이를 압축한다. 이렇게 하면 실전에서 시간을 벌 수 있고, 시간이 생기면 멘탈이 안정된다. 멘탈이 안정되면 실수가 줄고, 그게 곧 점수다.
시험 직전 2주 운영 루틴: 4-3-2-1 압축 + 대표문제 재현 + 실전 모드 연습
시험 직전에는 공부를 “압축”해야 한다. 추천하는 방식은 4-3-2-1 압축이다. 시험까지 2주 남았다고 가정했을 때, 남은 시간을 단계적으로 바꾸는 루틴이다. 복잡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주 직관적이다.
1) 4일: 단원별 대표문제 선정(지도 만들기) 이 단계에서는 단원마다 대표문제 5개만 뽑는다. 기준은 “그 단원의 핵심 신호가 들어 있고, 내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는 문제”다. 억지로 고난도를 뽑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시험에서 실수하기 쉬운 중간 난이도가 더 중요하다. 대표문제를 고르는 순간 공부는 가벼워지고 방향은 선명해진다.
2) 3일: 대표문제 재현(해설 없이 큰 흐름만) 대표문제는 해설을 보며 이해하는 게 아니라, 해설 없이 큰 흐름을 재현해야 한다. 문제를 보고 “신호가 뭐였지?” “내 선택은 뭐였지?”가 바로 떠오르는지 확인한다. 이게 안 되면 그 문제는 아직 내 것이 아니다. 이 단계에서는 한 문제를 완벽하게 풀기보다, 막히는 지점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
3) 2일: 실수 패턴 체크리스트 만들기(한 장으로) 여기서는 오답노트를 길게 쓰지 않는다. ‘한 장’만 만든다. 내가 자주 하는 실수 5개를 적고, 각각을 막는 행동 1개를 붙인다. 예: - 구하는 값 착각 → 동그라미 후 답 쓰기 전 재확인 - 범위 누락 → 정의역/범위 네모 표시, 마지막에 다시 체크 - 부호 실수 → 괄호 앞 부호 줄에 별표 - 케이스 누락 → 케이스 분리 후 누락 체크 - 계산 실수 → 부호-괄호-조건 10초 체크 시험 직전에는 이 한 장이 가장 강하다.
4) 1일: 실전 모드 연습(문제 선택과 시간 운영) 마지막은 “실전처럼”이다. 모든 문제를 다 맞히는 연습이 아니라, 실전 운영을 연습한다. 확실한 문제부터 풀고, 애매한 문제는 표시하고 넘어가고, 다시 돌아오는 흐름을 실제로 해본다. 이 연습을 한 번이라도 해두면 시험장에서 당황이 줄어든다.
정리하면 시험 직전 2주는 더 배우는 기간이 아니라, 잃을 점수를 막는 기간이다. 대표문제로 압축하고, 실수 패턴을 한 장으로 만들고, 실전 운영을 연습하면 점수는 생각보다 안정된다. 시험은 실력의 총합이 아니라, 그날의 재현과 운영의 결과다. 그리고 그 운영은 시험 직전 2주에 충분히 바뀔 수 있다.